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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향기 ------…─• †/″```о♡ 가족이야기

제주43평화기념관

 

무명천 할머니, 이제 다녀 오세요

           

                                김 경 주(기홍고등학교)

 

 

할머니, 이제 그만 시름 푸시고

먼길 다녀오세요.

 

 

진실은 조각난 당신의 턱처럼 여전히

주검 같이 누워 있네요.

 

 

당신이 가린 수많은 죽음

눈동자 처럼 울고 서 있는 넋 놓고 간

슬픈 메아리가 있네요.

 

 

도화지 같은 제주바다는

푸르지 않은 것 같아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색칠이 많아서

 

 

연거푸 칠해도 여전히 붉디 붉어요.

그래도 바다를 보고 계시죠

 

 

여전히 제주의 바다는 아름다우시죠

바위에 아가를 매쳐 죽이고

 

 

대나무에 송글송글 핏방울이 맺힌걸 보면

제주의 바다는

그 자체가 파랗게 멍울진 매 자국 같아요.

 

 

할머니, 그래도 무명천을 벗겨 드릴래요.

긴 터널을 지나 광명 같은 곳으로 다녀가시게 할래요.

 

 

하지만 무명천은 두고 가세요.

잃었던 말을 찾아 광명 같은 곳으로 가 계세요.

 

 

베옷처럼 거친 당신의 심금 위에 그대로 두고 있을 게요.

사람들은 말하죠 어쩌겠어요..

 

 

그러니 할머니도 이제 그만 두고  가세요.

잃었던 말을 �아 광명 같은 곳으로 가 계세요.

 

 

당신이 한참 후 그 말을 찾아 다시 오시는 널

제주의 얼굴도 새로운 살이 돋아 있겠죠

 

 

그러면 그 생기를 찾아 당신의 입술 위에 덧칠해 드릴게요,

할머니, 이제 한참을 돌아 생령처럼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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