角石 李勝國 2008. 11. 15. 08:33

 2008, 11, 14

한공낚시회 11월 정출 갔다 오다가 ...

어승생악

새벽 출조여서 피곤한 몸인데도 한라산의 가을을 보내기가 아쉬웠는지 장꿩이 오름 하나를 오르자고 때를 쓰길래 제주시와 가깝고 노루샘님을 만날 일도 있고 겸사 겸사 택한 곳이 어승생악.  천백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거대한(?) 오름이 시야에 들어온다.

 

제주도 기생화산 중 가장 큰 산채일 것으로 보이는 어승생악은 “한라산 주봉이 ‘오름 왕국’의 군주라면 이 산의 원근에 웅거하는 諸侯(제후-오름)들의 맹주라 할 위풍을 지니고 있다.”라고 쓰인 <오름 나그네, 3권>(김종철 저. 인용자)의 글 귀에 절로 고개가 끄덕 거릴 것이다.

 

그렇게 천백도로를 가다 보면 어승생악이 있는 어리목을 만날 수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거대한 원형 경기장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매년 1월 하순 경애는 산악인들이 모여 안전 산행을 비는 만설제를 지낸다. 한라산 국립공원이라 약간의 입장료와 주차료를 지불해야 하는 어승생악은 국립공원 사무실 옆으로 나있는 등산로를 이용하여 오르면 되는데 약 20분정도 소요되는 곳으로 높이로 보더라도 어리목 광장이 해발 960미터이고 어승생악이 1169미터 정도니까 과히 어려운 거리는 아니고, 비교적 쉽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를 수 있다.

 

하늘을 가릴 듯 빽옥하고 높은 나무 숲 터널 사이로 나있는 등산로, 그 속에서 산의 맑은 정기를 호흡하고 가다보면 도시의 묵은 때는 사라지고 자연 속, 편안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정상은 다르다. 정상은 깊은 나무 숲 대신에 앞을 볼 수 있는 시야를 선물한다. 내가 자연속에 파묻히는 것이 등산로라면 정상은 내가 세상으로 나가는 느낌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숲은 이미 발 아래 있고 시원학 붙어오는 바람은 어느덧 땀을 씻어 내렸다. 탁트인 시야에 한쪽은 한라산 주봉이 과연 주군의 위엄을 보여주며 서 잇고, 오른 편으로는 제주시내가, 왼편으로는 저멀리 바다위에 떠 있는 비양도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가슴을 쭉 펴고 크게 심호흡을 한번 해본다. 자신이 제훅 된듯한 착각 속에서...

바쁜 일정에 한라산 정상을 오르지 못하더라도 어승생 정상에서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새벽에 출입을 허용하는 어승생은 일출의 정경이 빼어나기로 유명한데 한번 도전에 보는 것은 어떨까?

 ▲ 한라산과 어리목 주차장

 ▲ 장구목 쪽 배경

  ▲ 한라산과 어리목 주차장

  ▲ 한라산과 어리목 주차장

 정상에서 바라본 화부호와 전경

 ▲ 영신이 행님과 장꿩, 그리고 노루샘

 ▲ 우리 모두

 ▲ 어승생악 정상 해발 1,169m

 ▲ 동쪽의 모습

 ▲ 제주시 모습

 ▲ 서쪽의 모습

  ▲ 서쪽의 모습

 ▲ 쉬고 있는 모습

 ▲ 한라산 전시관에서